TV속 도봉

20년만에 찾은 얼굴 없는 천사

날짜2013.12.1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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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방송개요]

방송제목 : 20년 만에 찾은 얼굴없는 천사

방송일자 : 2013. 12. 9

방  송  사 : 티브로드

 

[앵커]

도봉구 창2동에는 해마다 2번씩 주민센터 앞에 쌀을 내놓고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습니다. 얼굴을 숨긴 채 기부를 한 게 벌써 20년째라고 하는 데, 직원들이 수소문 끝에 주인공을 찾아냈습니다. 이재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.

 

[리포터]

지난 11일, 도봉구 창2동 주민센터에는 어김 없이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습니다. 사무실 문 앞에 쌓인 10킬로그램짜리 쌀 20포대. 1년에 두 번씩 벌써 20년째입니다.

 

<정승민/창2동 사회복지사> "고마운 뜻을 좀 더 이어 받아서, 꼭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한테 전해드리려고 노력을 더 신경 써서 했고요."

 

올해는 감사의 편지라도 전하겠다며 직원들이 수소문에 나섰고, 쌀을 배달해 준 업체를 통해 겨우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. 선행의 주인공은 창2동에 살고 있는 임호채 씨. 우연히 동네에 소년소녀 가장이 스무 명 정도란 걸 알게 된 임 씨는 그 때부터 방학을 앞두고 쌀 20포대를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.

 

<임호채/도봉구 창2동> "그 당시에는 청소년 가장이 우리 창2동에 20명이라고 해서, 방학하고 나면 굶을까봐, 그래서 시작한 겁니다."

 

작은 사업체를 운영했던 임 씨는 지역 내 장애인 단체에도 남 몰래 쌀을 기부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. 20년 째 내놓은 쌀은 이제 12톤이 넘습니다.

 

<임호채/도봉구 창2동> "노력을 해서 벌되, 자식이나 가르치고 먹고 살면 되지않냐? 그 모은 것을 가지고 무엇을 하겠습니까? 없는 사람을 돕는 게 낫지. 그런데 이런 게 세상에 알려지면 창피한 일이잖아요."

 

이런 영향 때문일까, 창2동에선 유독 훈훈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. 한 음식점은 노인들에게 소 뼈를 내놓는가 하면, 중소기업가들의 기부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.

 

<노위섭/도봉구 창2동장> "요즘도 저희 동에 독지가들이 오셔 가지고 기부를 하시면서 밝히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. 그런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지역사회가 더 좋아지지 않나."

 

유독 추울 것이라는 올 겨울, 소리 없는 이웃사랑이 도봉구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.

 

<임호채/도봉구 창2동> "다른 것이 없습니다. 실천 안 하고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무엇을 하겠습니까? 그러니까 조금 있는 분들이 많이 사회에 기부를 했으면 이런 마음입니다."

 

티브로드 뉴스 이재호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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