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방송개요]
방송제목 : 층간소음갈등 녹인 편지 한 통
방송일자 : 2013. 10. 11
방 송 사 : 티브로드
[앵커]
최근 도봉구에 한 아파트에선 층간 소음 민원이 4분의 1로 줄었습니다. 이웃간의 소통이 그 비결인데요. 시작은 어린이들이 보낸 편지 한통이었습니다. 이재호 기자의 보도입니다.
[리포터]
도봉구 방학동에 사는 하늘이가 아랫집에 쓴 편지입니다. 그동안 오빠, 동생들과 시끄럽게 놀아 죄송했다며, 앞으로는 좀 더 조심하겠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.
<박하늘/신학초> "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, 죄송하다는 마음이 들었어요."
며칠 후 하늘이는 생각지도 못한 답장을 받았습니다. 어린 학생의 사과에 감사를 표시한 아랫집 아주머니는 같은 또래의 자녀가 있다며,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을 편지에 담았습니다.
<박주희/방학동> "저희 윗집에 자녀가 4명이거든요. 그래서 시끄러운 경우가 많아서 약간의 안 좋은 감정도 있었는데, 편지를 받으니까 좀 더 이해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."
편지를 주고 받은 지 한 달 여. 하늘이네와 아랫집은 친한 이웃사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. 엄마들은 아이 교육 문제 등을 나누며 서로의 집을 들르고, 자녀들끼리는 친한 친구 사이가 됐습니다.
<이재선/방학동> "가까워지고 아이들도 또래고 하니까 더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 주의할 수 있어서 관계가 훨씬 좋아졌어요."
아랫집에 편지 쓰기는 소통으로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학교와 구청의 발상으로 시작됐습니다. 이를 통해 올 한 해, 아이들과 어른들이 주고 받은 편지는 1천 1백 여 통. 위층과 아래층이 소통을 시작하면서, 한 달 평균 80건에 달했던 이 아파트의 소음 민원은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.
<나성화/ 도봉구 자치행정과> "아이들이 몰랐나봐요. 자기들이 뛰는 소리가 피해가 되는 걸. 엽서 쓰기를 하면서 교육적인 효과 있잖아요. 이웃을 배려해야 하고 이런 것까지 배웠다고 하니까."
고사리 손으로 쓴 편지 한 통이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 소음 갈등을 녹여내고 있습니다. 티브로드 뉴스 이재호입니다.